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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큰댕 오그루

왕큰댕 오그루 새벽에 24시 응급병원간 설🤦🏻‍♀️

왕큰댕 오그루를 키우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새벽에 24시 동물병원에 달려갈 일이 생길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네요.

사건의 발단은요..

원래 같으면 왕큰댕 오그루도 저 잘 때 자리를 옮기긴 하지만 아침까지 일어나질 않거든요.

근데 이상하게도 침대에 올라왔다 내려갔다 반복하고 화장실 문을 박박 긁길래,

자다 깨서 졸린 눈으로 '그루야 왜? 목이 말라?' 하면서 부엌 불을 켰는데...

간식가방에서 온갖 간식을 다 꺼내놓고

노즈워크용으로 엄지손톱만 한 간식 모아둔 지퍼팩을 뜯어서 2/3나 드시고

베지독 스모크 비건 소시지 간식 봉지는 아주 갈기갈기 찢어놓았더라고요.

우선 물을 줘야 하니 물 마시라고 주고 뒷수습을 하는데

글쎄.. 베지독 스모크 비건 소시지 간식 안에 방부제가 있었을 거 같은데,

집을 둘러봐도 방부제가 안 보이는 거예요.. 같은 간식이 두 개면 뜯어라도 볼 텐데

그루가 단일단백질하면서 인섹트 도그 사료를 샀었는데 그때 사은품으로 주신거라서 볼 수가 없는 거예요.

 

진짜 먹었으면 어쩌지 어쩌지 하며 눈앞이 깜깜해지더니 진짜 큰일 났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당장 남자친구 깨워서 집 근처 24시 동물병원으로 달려갔어요.



그루가 방문한 병원은 대구 바른 24시 동물병원 센터고요.

새벽 2시에 방문한 거라 당직 수의사 선생님과 테크니션 선생님 각 1분씩만 계셨었어요.

진료접수를 하고 병원에 오게 된 정황에 대해 설명드리니 방부제와 방습제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어요.

 

그루가 먹은 게 방습제인지 방부제인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진료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저에게 선택지를 주셨어요.

저는 어쨌든 안 먹은 걸 확인해야 잠이 올 거 같아서 구토유도주사를 맡추기로 했어요.

구토유도주사 전과 후로 방사선검사를 해야 하는데

그루가 워낙 쫄보에 예민보스라서 가만히 있질 않으셔서 힘드셨나 봐요.

그래서 그런지 구토유도주사 전 방사선 검사는 남자친구 도움받아서 했지만 구토유도주사 후 방사선 검사는 못했어요.

그루도 방사선검사와 팔에 주사 꽂는 게 힘들었는지 처치실에서 나오자마자 병원 문 앞으로 달려가서

나가겠다고 시위하네요. 토하고 이물질 확인하고 가야 하는데 말이죠.

구토하고 나서 졸리고 힘든지 기운이 하나도 없는 모습이 얼마나 안쓰러운지,

그래도 다행히 구토한 내용물 중에는 방부제 종이, 방부제 알갱이라던지 보이지 않았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방습제는 며칠 지나면 배출이 되지만 방부제의 경우 독성물질을 빼내야 한다고 해서

어떤 걸 먹은 지 모르니 며칠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진단과 함께

아무래도 억지로 구토를 했기 때문에 위벽과 식도를 보호해 주는 약도 받아왔어요.

아침까지 푹 뻗어서 자는 모습 보니까 너무 안쓰럽고 애처롭고 이 녀석을 어쩌지 싶더라고요.

 

' 그루야 제발 앞으로 안 그러던 짓 하지 말고 예쁘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언니는 심장이 두 개가 아니란다..' 

그루만 새벽에 아무거나 주워 먹어서 병원에 오는 줄 알았는데,

그루 구토하는 거 기다리다 보니 푸들친구는 초콜릿을 주워 먹어서 왔더라고요.

그래서 푸들견주분과 둘이서

이것들이 밤에 자라는 잠은 안 자고 저지레 한다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하며 서로 위로를 했는데,

제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에 혹시 모를 응급 상황을 대비해서 집 근처 24시 병원의 위치는 알아두는 거 추천해요.

 

네이버지도 검색, 반려동물 어플 등 검색하면 다 되는 대한민국이니깐요.

저도 갈 일 없을 줄 알았지만 알아두고 있으니까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당황하지않고 바로 출발할 수 있었어요.

댕댕 친구들을 키우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거니까 앞으로도 없을 수도 없을 거 같고

알아둔다고 나쁘지는 않을거 같이요.